최영미 시인의 <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은 인류 최초의 서사시 길가메시에서 우리 시대의 노래까지 최영미 시인이 해설하는 세계의 명시 50편이 실려 있습니다.
시는 인류 문명의 꽃입니다.
옛사람들의 지혜와 열정이 살아 숨쉬는
시들을 읽으며 잠시 쉬어 가시기 바랍니다.
시에는 시간과 고통을 견디는
힘이 있습니다.
시의 바다에서 깜짝 놀랄 만큼
신바람 나는 경험을 하시기를...
-최영미-
1.들어가며
이 시집은 최영미 시인이 모일간지에 세계 명시 소개와 짧은 해설들을 연재한 것들을 정리해서 엮은 책입니다.
세계 명시 50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최영미 시인의 해설이 함께 있어 읽는 재미가 배가 됩니다.
시는 중국 시 문학의 시작인 시경과 굴원의 초사, 이백과 두보의 시, 도연명과 소동파의 시까지 중국의 시가를 감상할 수 있고 허난설헌과 김명순- 나혜석-허영자-천양희-문정희 시인으로 이어지는 시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4천여 년 전의 메소포타미아에 살던 인류가 남긴 길가메시의 서사시와 영시도 실려 있습니다.
여기서는 예이츠, 정약용, 허영자, 길가메시 서사시를 소개하겠습니다.
2. 시 둘러보기
1) 버드나무 정원 아래 -예이츠
- 버드나무 정원 아래-
버드나무 정원 아래 내 사랑과 나 만났네
그녀는 작고 눈처럼 하얀 발로
수양버들 정원을 지나갔지
나무에 잎사귀가 자라는 것처럼
쉽게 사랑하라고 그녀는 내게 말했지
그러나 나는 어리고 어리석어
그녀의 말을 새겨듣지 않았네
강가의 들판에 내 사랑과 나 서 있었네
기울어진 내 어깨에 그녀는
눈처럼 흰 손을 얹었지
강둑 위에 풀이 자라는 것처럼
인생을 쉽게 살라고 그녀는 말했지
그러나 나, 젊고 어리석었고
그래서 지금 눈물로 가득하네
원래 3행으로 된 민요를 예이츠의 감성으로 늘린 시라고 합니다.
이 시의 화자는 젊은 시절 인생을 쉽게 살지 못한 것에 후회를 하고 있는데
젊음은 으레 그렇습니다.
괜히 진지하고 복잡합니다.
이런 시기가 있어서 세월이 흘러 나이 들 수록 내려놓기도 잘 되고
삶이 가벼워지고 단순함을 갈구하는 것 아닐까요?
2) 혼자 웃다 -정약용
-혼자 웃다 -
양식이 있으면 먹어줄 자식 없고
아들이 많으면 주릴까 근심하네
높은 벼슬 한 사람 어리석기 마련이고
재주 있는 사람은 그 재주 펼 데 없네
한 집안엔 완전한 복 드문 법이고
지극한 도 언제나 무너져 버리네
애비가 검소하면 자식이 방탕하고
아내가 영리하면 남편이 어리석네
달이 차면 구름을 자주 만나고
꽃이 피면 바람이 불어 날리네
모든 사물 이치가 이와 같은데
아는 사람 없음을 홀로 웃노라
-송재소 옮김-
정약용의 호는 다산 말고도 여유당이 있는데 여유당은 노자의 <도덕경>의 한 구절에서 비롯됐다고 합니다.
신중하라! 겨울에 살얼음 시냇물을 건너듯.
경계하라!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하듯.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여유당이라는 호에는 당파 싸움이 치열했던 18세기 조선에서 살아가는 것의 아픔을 엿볼 수 있습니다.
위의 시는 여유당전서 1집 시문집에 실려 있습니다.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습니다.
읽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시입니다.
아마도 어느 집이나 이 시의 내용 한두 개 정도는 경험하면서 살지 않을까 합니다.
3) 행복 -허영자
행복
눈이랑 손이랑
깨끗이 씻고
자알 찾아보면 있을 거야
깜짝 놀랄 만큼
신바람나는 일이
어딘가 어딘가에 꼭 있을 거야
아이들이
보물 찾기 놀일 할 때
보물을 감춰두는
바위 틈새 같은 데에
나무 구멍 같은 데에
행복은 아기자기
숨겨져 있을 거야.
행복을 자알 찾아보면 우리 옆에 있습니다.
아들이, 딸이, 남편이 , 아내가 , 그리고 일상이.
우리가 이것도 행복인 것을 자꾸 망각해서 문제인 거지요.
4) 길가메시 서사시
길가메시 서사시
네 배를 채워라,
즐겨라 낮에도 밤에도!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라.
춤추고 놀아라 낮에도 밤에도!
물에 들어가 목욕하고,
네 머리를 씻고 깨끗한 옷을 입어라.
네 손을 잡은 아이를 바라보고,
네 아내를 안고 또 안아 즐겁게 해줘라!
친구 엔키두(원래는 길가메시의 대항마로 신들이 창조)를 잃고
불사의 비법을 찾아 방황하는 우르크의 왕 길가메시.
영원한 생명을 찾아 헤매는 길에서 만난 선술집 주인 시두리는
신이 인간을 창조했을 때
인간에게 죽음을 주었다.
그러니 길가메시,
배불리 먹고
즐겨라!
길가메시여, 그대 어디로 유랑하는가?
그대가 찾는 영원불멸의 생명을 그대는 결코 찾을 수 없을 진대.
시두리는 인생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를 즐기라고 말합니다.
죽음과 싸우는 일은 부질없는 것이니
살아 있을 때 삶의 기쁨을 느끼라고.
지금까지 최영미 시인의 < 최영미의 어떤 시, 안녕 내 사랑> 북리뷰였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퀀텀 시크릿 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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